주민들 “시끄러워서 못 살겠네”… 개신교 이미지 추락
제자교회 비대위-반대파 전쟁
“때려 부수고 싶은 심정이다.” “교회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우리 애들은 (교회 사람들이) 미친 것 같다고 한다.”
비대위와 반대파로 갈려 작년 말부터 폭력과 분쟁이 계속된 제자교회를 향한 주민들의 분노다. 본지는 18일 제자교회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민들은 비대위와 반대파가 서로 싸우거나, 같은 교회 내에서 다른 장소를 각각 잡고 야외 예배를 보면서 발생하는 소음에 가장 큰 불만을 품고 있었다.
제자교회의 뒤편을 바라보는 자리에 있는 삼성 쉐르빌 1단지에 거주하는 가톨릭 신자 강모(49, 남) 씨 부부는 묵혀왔던 화를 토해냈다. “때려 부수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 집은 남향이라서 문을 열면 교회가 보이는데 밤에도 소리를 지르고 울고불고 조절이 안 된다. 교회 안에 들어가서 싸우든지 할 것이지. 새벽까지 밖에서 비명이 나고,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휴일에도 쉴 수가 없다. 지난 주말만 해도 일요일 새벽에 어딜 가야 해서 토요일에 쉬고 싶었지만, 소음 때문에 쉴 수가 없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제자교회는 정삼지 목사를 둘러싼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정삼지 목사는 지난해 12월 2일 서울남부지망법원으로부터 교회 재정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에 정 목사는 항소했고 지난달 30일에는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다.
교인들은 정 목사를 감싸는 ‘지지파’와 정 목사를 거부하는 장로를 중심한 ‘반대파’로 갈라졌다. 이 두 파는 교회 내 교권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서노회로부터 임시당회장을 파송 받은 반대파는 지난달 28일 본당을 점거했다. 30일에는 초‧중‧고등학생, 대학생, 청년 예배장소로 사용된 비전센터를 점거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이 두 파는 이달 들어서 3주(3, 10, 17일)에 걸쳐 야외에서 분리예배를 드리고 있다. 지지파는 주차장, 반대파는 본당 계단에 자리를 잡았다.
주민은 뒷전, 소음공장 ‘제자교회’
개신교 신자가 아닌 주민들은 이 두 파가 진행하는 일요일 야외 예배가 고통스럽기만 하다. 거의 같은 장소인 두 곳에서 각각 따로 확성기와 마이크를 사용해 드리기 때문에 ‘소음’으로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회와 아파트의 거리가 좁아 주민들은 고통이 클 수밖에 없다. 교인들 간 마찰이 빚어지면서 발생하는 몸싸움과 고성 등도 주민들에게 스트레스다.
삼성 쉐르빌 1단지에 거주하는 김모(여, 40대) 씨는 “창문을 열어보니 한쪽에서는 설교를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합창을 하고 있었다. 둘이 섞여서 소음이 됐다”고 증언했다.
제자교회 맞은편에 위치한 목동우림필유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여, 49) 씨는 “남편이 회사원이다. 일요일 오전에는 좀 쉬고 싶은데 제대로 못 쉬니 신경질을 많이 낸다. 일요일은 정말 아침부터 밤까지 너무 괴롭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민 강모(49) 씨는 “지난 주말에는 몸싸움이 일어나서 한 사람이 피를 흘리며 앰뷸런스에 실려 가는 것을 봤다. 누구 하나 죽을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모습 때문에 제자교회는 물론 개신교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도 커져가고 있다. 강 씨는 “주변 다른 교회도 있고, 성당(목동성당)과 불교(국제선센터)도 있다. 다른 곳은 그러지 않는데, 유독 이 교회만 내부 문제로 주민들까지 힘들게 한다. 자신들만 신앙을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주변에 피해를 입히고 있는 부분에 대해 질타했다.
쉐르빌 2단지에 거주하는 김모(무신앙) 씨는 “교회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집사람과 아이들이 교회를 다니고 있는데 다니지 말라고 했다”며 개신교에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교회는 신성해야 하는데 이해가 안 된다. 하나님께 예배 드리러 와서 서로 싸우고 있으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우리 아이들은 (교회 사람들이) 미친 것 같다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이 씨는 “어려서 세례를 받았고, 친정이 다 기독교라서 사람의 일이니까 이해는 된다. 하지만 남편은 불교인데, 남편이 기독교를 바라보는 인식이 나빠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경찰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사태 해결이 되지 않자 경찰에 화살을 돌렸따. 강 씨는 “경찰서장도 오고 경찰도 동원했지만 소음과 분쟁은 없어지지 않고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경찰의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천경찰서 한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편한 심정은 이해가 간다.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고, 이 사태에 대한 고소‧고발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며 “분쟁이 일어나면 원칙에 따라 해결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정삼지 목사 반대파는 잇따른 주민들의 민원제기에 최근에는 “주민 여러분!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사태 해결은 아직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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